②에 이어서

부장님 말씀을 들으면서 역시 한 분야의 달인은 뭔가 다르다라는 생각과 함께, 잠자는 시간외에는 오로지 일에 올인하시게 되면 집안의 사모님, 자제분, 주위친구분, 친척분들이 일응 이해하지만 그래도 인간인지라 서운해하실 것도 같고, 본인도 성공 이면에 후회스러운 점도 남을 것 같은데요.

결국 삶이라는 것이 자기만족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솔직히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딸을 데려와서 나 때문에 태어난 내 딸 아이가 있거든요. 이 친구들한테 여유있고 허리 피고 살 수 있게 해주려면 가장이 열심히 일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제가 열심히 일하는 목표입니다. 물론 제 관점입니다만 가족들과 같이 있는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지만, 가족들에게는 모든 걸 할 수 있는 능력의 시간을 주려고 했거든요. 그러나, 솔직히 후회는 됩니다. 왜냐하면 딸아이랑 가족들과 제대로 찍은 사진이 없더라고요. 여행간 사진도 없고, 제대로 오붓하게 식사한 것도 잘 기억나지 않고. 저도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역할이 부족했지요. 제가 일과 가정 둘다 조화롭게 하지는 못했어요. 저에게 주어진 시간에 영업에 좀더 초점을 맞추었어요.

스포츠도 그렇고 예술도 그렇고 천재들이 있죠. 그분들은 기행도 많이 하고 술도 좋아하고 하면서 보내지만 천부적인 재능 때문에 잘합니다. 그런데, 저는 천재가 아니거든요. 노력형이거든요. 저는 제 가족에게 정말 많은 것을 해주고 싶거든요.

예. 부장님이 이렇게 최선을 다하시는 이유 잘 들었습니다.

이 질문에 귀 기울이시는 분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사실 영업이 참 어렵지 않습니까? 이 땅의 수많은 영업맨,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들이 하시는 말씀이 결국은 영업이 제일 어렵다고 하십니다. 이 분들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될 만한 말씀 부탁드릴까요?

저는 영업을 하면서 적극성을 배웠고요. 내가 먼저 다가가는 방법을 터득했어요. 상대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제가 라면 전문점을 차린다고 하면 무엇이 중요할까요? 상권, 인테리어...

물론 중요하죠. 그러나, 일단은 맛과 서비스겠죠. 맛은 기가 막힌데 서비스가 별로인 가게도 있지요. 요즘은 인건비 절약 차원에서 반찬은 셀프서비스 하는 가게들도 꽤 되더라고요. 제가 만약 라면점을 운영한다면 저는 셀프서비스는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적어도 단무지좀 더 드릴까요? 하고 먼저 관심을 보여드리고 라면이 좀 불었나요? 다음에 오시면 약간 덜 익혀 드릴게요. 이렇게 고객분께 관심을 보여드리면 그 분은 다음에 다시 오실 거에요.

제 동생이 둘 있는데 모두 의사에요. 한 친구는 개업의인데 담배를 끊더라고요. 그리고 운동을 시작하더라고요. 물어보니 환자와 환자부모가 방문했을 때 조금이라도 좋은 인상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자영업이든 전문직이든 내가 뭘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보여주고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그것은 내가 가진 권위나 실력, 직업이 아니예요.

얼마전에 병원장님들 세미나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저에게 도움을 많이 주셨던 병원장님이 이런 질문을 하시더고요. “ 부장님이 만약 병원을 운영한다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라고요. 뛰어난 의술과 개인의 생명을 구해주시고 아픔을 해결해 주시는 대단한 분이시지만 그래도 제가 조언을 해드린다면 하고 이렇게 말씀드렸죠. 저는 간호사분들에게 좀 더 인간적으로 대해줄 거에요. 병원에서 환자들이 어쩔 수 없이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그때 친절하게, "다른 환자분 진료가 좀 길어지네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원장님이 잘 봐주실거예요." 라고 간호사가 관심을 가지고 호의를 표현하면 고객에게 전달되고 원장인 나에게도 플러스로 작용하죠.

누가 그런말을 하더라고요. “최고의 인간관계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미안하게 만드는 거래요” 그러면 성공이래요.

미안하게 만들면 사람 심리가 뭔가 좀 잘 해줘야 하는데 이런 생각이 자발적으로 나오게 되거든요. 사실 이렇게 말하는 제 자신도 굉장히 잘 할 것 같지만 욕도 많이 먹고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서 좀 부담스럽기도 하네요.

제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부장님의 진정성을 계속해서 느꼈어요. 이 분은 정말 고객을 대할 때 저에게 대하듯이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하시는구나 라는 마음이 저에게 전달되었어요. 역시 전설은 다르긴 다르군요.

이제 준비한 질문이 2가지 남았습니다. 영업의 전설이시니 수천분의 고객이 계실텐데 가장 인상 깊은 고객 아니면 가장 도움을 많이 주신 고객 또는 정말로 이분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고객분이 계시다면 한분만 소개해 주세요?

수백대를 소개시켜 주신 분, 만날 때마다 사랑하고 고맙다라고 표현해 주시는 분, 건강을 걱정해 주시는 분 정말로 많은 분들이 소중한데요. 제가 살아오면서 정말로 감사한 분이 한 분 계세요. 병원 원장님이셨는데요. 제가 기러기아빠 시절에 전시장 뒤편에 오셔서 절 부르셨어요. 나갔는데 살이 너무 빠지셨더라고요. 제가 그 당시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시기이었는데 그 분이 어런 말씀을 하셨어요. “구부장은 내가 즐거웠던 시절, 행복했던 시절에 함께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야. 네가 보고 싶어서 왔어. 구부장을 보니 너무 좋다” 하시고 가셨어요. 그때는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그 후에 제가 그 병원에 갔는데 병원이 없어졌더라고요. 건물 관리하신 분에게 여쭤보니 얼마 전에 원장님이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때 너무 슬퍼서 엉엉 울었어요. 원장님이 인생을 정리하면서 전시장에 저를 찾아오셨던 거였어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단순한 영업직원이지만 어떤 분의 행복한 순간에 내가 한 부분이 될 수도 있구나” 그 후부터는 영업을 떠나서 주위의 사람들에게 여유있고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가슴이 찡한 이야기를 듣고 구부장님은 그래도 인생을 참 잘 사셨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영업이든 그 무엇이든 하루하루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 할까? 내일 하지 뭐? 하는 사람에게는 그리 밝은 내일은 없는 것 같아요. 오늘이 최선인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엔 정말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목표도 없이 허황된 생각에 시간을 많이 허비했어요. 저는 영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어요.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준 조직도 감사하고 나를 이해해주는 집사람, 딸도 너무 감사하죠. 오늘 하루 열심히 보내면 내일은 햇빛이 비춰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걸 감사하게 생각해요. 오늘 제대로 책임지면 인생 내가 책임지는 거니까 고객도 책임지고 내 인생도 책임지고 내 업무도 책임지고 이런 것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정말 영업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은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판매한 물건에 책임진다면, 누군가는 나를 책임져 줍니다.

영업의 전설분과 인터뷰하고 기사를 정리하는 동안 내 자신 그래도 열심히 살고 있다라고 자부했는데 왠지 살짝 초라해지려 한다. 목표를 위해 스스로 다스리고 움직여라. 누구에게도 함부로 대하지 마라. 어떤 기교보다 간절함,절실함이 통한다. 상대에게 관심을 보이고 좋은 인상을 심어주자. 책임지는 인생을 살자. 짧은 한시간의 인터뷰였지만 너무 도움이 되고 곱씹어 볼 만한 시간이었고 영업의 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드린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끝>

이병욱 기자  gumpyi@kote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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