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로 기억되는 사람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는 의미 중 하나는 기억일 것이다. 만남과 이별 속에서 많은 사람에게 기억 되기도 하고, 그저 스쳐지나가 기억되지 않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 중에 만남의 기억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의 유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솔라 폴은 일생동안 만나는 중요한 사람을 평균 3,500명 정도라고 했다. 나는 타인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해서 중학교, 고등학교, 교회의 초, 중, 고등부에서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들은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대학교에서의 O.T, 개강모임, M.T 그리고 종강모임 등 수많은 모임에서 만났던 사람 중 얼마나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평생교육과 관련된 워크숍, 평생교육 프로그램에서의 만남 속에서 조직을 만들고 넘겨주었던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평생교육실천포럼, 평생교육서울모임, 인천연수구평생교육활동가협회 등의 세미나와 학습과정 그리고 조직활동 등에서 무수한 사람을 만났다. 그들과 수많은 시간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나도, 그들도 대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기분 나빠던 이미지들을 기억하고 있을 수 있다.

군대생활에서도 기억조차 없는 많은 사람이 폭행을 했을 것이고 나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하게 했을 수 도 있다. 폭행을 당한 사람은 누구인지 기억을 하고 있으나 가해자는 누구에게 폭력을 행사했는지 기억조차 없다. 그렇기에 농담으로라도 "당신에게 군대에서 많이 맞았노라"고 하면 질색을 하며 부정을 할 것이다.

에빙하우스는 망각곡선에서 한시간이 지나면 90%를 잊어버린다고 했다. 하물며 몇 년이 지난 일들을 기억할리 만무하다. 긴 시간 교육과정을 이수하여 친목도모를 위해서 무수한 조직을 만들고 잊어버렸기에 그 횟수조차 기억에 없다. 직장내에서조차 여러 학습과정을 통해서 얼굴 맞대고 상의하던 기억들도 떠오르지 않는다.

2008년 무료강사과정을 시작으로 2009년 사상체질과정, 2010년 산업보안과정, 2011년 이화여대 명강사과정, 2012년 이화여대 명강사심화과정, 2013년 동국대 상조 최고과정, 2014년 개인정보보호과정, 생산성본부 개인정보보호과정, 2015년 성공회대 협동조합 과정, 2016년 삼육보건대 사회복지 과정, 2017년 기업R&D지도사 과정까지 동기 의식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만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은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한 이들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환경이 바뀌었을 때 곧 잊어버린다. 또 다른 환경이 바뀐 상태에서 우연히 만나서 지난 시간들의 기억이 되살아난다면 그 만남은 또 다른 기억으로 남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의미 있는 만남으로 지속되어지는 만남으로 가깝게 지내려면 같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오랜 친구처럼 기억되려면 나의 삶속에 만남을 지속적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 각자의 삶속에 자기의 인생을 설계하고 그려나가는 사람은 혼자만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사람은 개성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환경과 유사하지 않으면 굳이 기억을 되살리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이 만든 환경, 즉 취미나 오락 등에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끌어드릴 필요가 없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기억되도록 인간관계를 만들고 진실된 사람으로 환경이 유사해지는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도 있어야 한다. 그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을 때 사람과 사람과의 인간관계에 행복을 더해주며 행운을 덤으로 얻어준다.

2017. 11. 13. 강대신.

강대신 기자  kdshsm@kote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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